<인왕제색도의 탄생 배경>

인왕제색도는 겸재 정선(1676-1759)의 대표적인 작품입니다. 이 작품이 어떻게 그려졌는지 배경에 대해 말하고자 합니다.

겸재 정선의 어렸을 때 친구는 이병연이었습니다. 이병연(1671-1751)은 조선 중기의 대표적 시인입니다. 이병연과 정선은 어렸을 때부터 아주 친한 친구로 붙어 다녔습니다.

정선과 이병연은 지붕에 올라가 인왕산을 바라보며 놀기도 하였습니다. 어느 것 어른이 되어 정선은 도화서에 들어가 그림 공부를 하게 되었습니다. 그런 데도 두 사람은 시간만 나면 경치 좋은 산을 다니며 정선이 그림을 그리면 이병연은 거기에 시를 지었습니다. 때로는 이병연이 시를 지으면 정선이 그 위에 그림을 그리기도 하였지요. 이렇게 수많은 그림과 시를 그려가며 두 사람의 우정은 더욱 깊어졌습니다.

어느덧 두 사람은 노인이 되었습니다. 세월의 무게를 이기지 못하고 이병연은 병에 걸렸습니다. 정선은 가장 믿고 의지하던 친구가 앓아눕자 이병연을 위해 그림을 그리기로 합니다. 바로 어렸을 때 이병연과 함께 바라보며 놀던 인왕산을 그리기로 한 것입니다.

인왕제색도 오른쪽 아래에는 조그마한 집이 나옵니다. 이집이 바로 병마와 싸우고 있는 이병현의 집 취록헌입니다. 비 온 뒤 인왕산의 모습을 그리고, 안개가 피어오르는 모습을 잘 포착하여 그렸지요. 이 모습은 바로 비구름이 개듯 이병연이 병마를 물리치고 씻은듯이 낫기를 바라고, 인왕산처럼 당당하게 다시 정선과 함께 하기를 바라는 마음을 담은 것입니다.

정선의 혼을 담은 <인왕제색도>를 친구 이병연에게 보여주며

"여보게, 친구여, 어서 빨리 이 그림의 인왕산처럼 병마를 이겨내게나!"

"고맙네. 내 꼭 다시 일어남세."

인왕제색도는 그 동안 중국의 화풍을 모방하여 그린 그림이 아니라 우리나라의 진짜 자연과 풍경을 보고 그린 진경산수화입니다. 

<정선의 작품들>

경교 명승첩이란 것도 있습니다. 이것은 정선이 그림을 그려서 보내면 이병연을 시를 써서 화답하였지요. 이렇게 두 사람이 만든 여러 개의 시화를 엮은 것이 경교 명승첩입니다.

정선의 또 다른 대표작 금강전도도 있습니다. 정선은 늘 금강산을 그리고 싶어 했습니다. 그때 마침 이병연이 금강산 근처의 현감으로 부임하게 됩니다. 이때 이병연이 정선을 초대하였습니다. 그렇게 하여 정선은  금강산을 살피며 그림을 그릴 수 있게 되었는데 이때 탄생한 명화가 금강전도 입니다.

<우정을 키우자>

이렇게 정선과 이병연은 친구로서 우정을 가꾸고 실천하는 모범적인 삶을 살았습니다. 저도 친한 친구가 몇 명 있었는데 지금은 연락도 자주 못하는 사이가 되버렸습니다. 사는 것이 바쁘다는 핑계로 정선과 이병연처럼 깊은 우정을 키워 나가지 못해 아쉽습니다. 이 이야기에서 자주 안부문자라도 주고 받아야 한다는 것을 새삼 느꼈습니다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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